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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교신문] “南北, 하루빨리 자유 왕래하길… 백두산 부처님께 빌었다”
등록일 2018-10-02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원택스님, 평양정상회담 동행소감 밝혀
 
지난 9월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함께한 원택스님이 백두산 천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스님은 "남북불교도들이 하루빨리 자유 왕래했으면 좋겠다고 백두산 불보살님께 발원했다”고 밝혔다. 사진=원택스님 제공.

“우리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고 더구나 천지에 손까지 담궜다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는 부처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며 하루 빨리 남북불교도들이 자유 왕래했으면 좋겠다고 발원했다.”

지난 9월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원택스님은 이와 같이 방북 소감을 밝혔다. 불교계 대표로 평양에 방문한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원택스님은 오늘(10월1일) 서울 관훈동 한정식집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2박3일 동안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북한의 발전·변화된 모습 ‘눈길’

원택스님을 포함한 특별수행원 일행은 9월18일 오전9시50분 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스님은 먼저 평양공항의 달라진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16년 전 처음 방문했던 평양공항은 우리나라 시골역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에 훨씬 밝은 느낌이었다는 게 스님의 소감이다.

물론 스님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특별수행원의 활동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발전된 평양을 상세히 살펴보진 못했지만, 이동 중에 본 결과 ‘변화’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스님은 “예전에는 평양 시내 건물들이 어두운 잿빛이 강했다”며 “이젠 형형색색 건물이 많으며 원형 그대로를 살리는 건축방식도 눈길을 끌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변화·발전된 모습은 9월19일 저녁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 공연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스님은 200만원에서 300만원를 호가하는 고가의 가야금 악기 1200개를 준비해 합주 공연하는 학생들을 주목했다.

16년 전 본 아리랑 공연 때보다 출연자들의 옷도 고급스러워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님은 우리나라가 평창올림픽 당시 드론으로 올림픽 오륜기를 만든 것처럼, 북도 이번 공연에서 드론으로 ‘빛나는 조국’이라는 문구를 선보인 점은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백두산 등반 기억에 남아…"
남한 손님 배려한 '빛나는 조국' 공연

레이저 영상 기술 등 최신 기술을 이용했다는 점 이외에도 이번 ‘빛나는 조국’ 공연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스님은 과거 아리랑 공연이 위압적이고 상무·전투적인 내용이었지만, ‘온 겨레가 힘을 합쳐 통일강국 세우자’는 표어 아래 펼쳐지는 이날 공연은 평화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북 체제 선전이 아닌 남한에서 온 손님들을 배려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아울러 공연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의 연설에 15만 명의 북한 주민들의 열광적인 함성과 박수를 보낸 모습은 장대한 광경이었다며 웃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는 원택스님(왼쪽). 사진=연합뉴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무엇보다 스님은 백두산 등반을 한 일이 이번 일정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꼽았다. 스님은 ‘빛나는 조국’ 관람 후 오후10시 경 숙소에서 “백두산 등정을 위해 내일 오전5시에 출발하게 됐으니 준비하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사실 며칠 전 민추본에서 개최하는 백두산 등 북중 접경지역 순례를 준비 중이었지만, 갑자기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을 선정돼 백두산 순례에 함께 하지 한 아쉬움이 조금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땅을 통해 백두산 천지에 오르니 기쁨이 컸다.”

스님은 삼지연공항에서 백두산으로 올라가는 길과 천지까지 내려가는 케이블카 등 직접 본 현장도 상세히 서술했다. “평양에 비가 내려 백두산을 못 볼까 했지만, 막상 삼지연공항에 내리니 맑은 날씨가 반기고 있었다. 삼지연에서 장군봉까지 거리는 50km였고, 20인승 크기 버스가 오를 수 있는 도로가 닦여져 있었다. 다만 화장실 등 기반 시설은 열악해 보였고, 일반인들이 사용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스님은 손바닥으로 천지 물로 손을 담구고 얼굴을 적시며 천지에 온 기쁨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백두산에 있는 불보살님께 남북 불교도들이 얼른 자유왕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서원했다. 남북불교도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도한다면 통일도 이뤄질 것이라 본다.”

-직접 본 김 위원장 “푸근하고 순한 인상”
문 대통령한텐 “우리 민족 같이 잘 살아야”

이번 정상회담 동안 교계에선 2장이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장은 원택스님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인사를 나누는 장면, 다른 한 장은 옥류관 점심 공양이후 대동강변을 바라보며 문재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의 사진이다.

9월19일 옥류관 점심공양 이후 대동강변을 바라보며 문재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원택스님 모습(왼쪽). 사진=연합뉴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스님은 직접 본 김 위원장에 대해 푸근하고 순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종교계 대표들과 함께 있었는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나갔습니다.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문 대통령이 김희중 대주교를 먼저 소개하길래 그냥 지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문 대통령이 ‘이 분은 한국에서 유명한 성철스님의 상좌로 우리와 같이 일행이 돼 북한을 방문하게 됐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도 꼭 알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게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보고도 받고 사진도 봤습니다’라고 화답해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장면 나왔다. 곁에 있던 리설주 여사도 소박하고 편안해 보였다.”

또한 스님은 문 대통령과 대동강변에서 이야기 나눈 장면도 설명했다. “평양냉면 점심공양 이후 문 대통령도 대동강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자고 제안해 같이 찍었다. 이리저리 하다 보니 아무도 없고 둘이 남게 됐다.” 스님은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발전된 상을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에 평화 모드를 조성했으니 힘을 보내 우리 민족이 다 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써 달라”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 北 조불련과 직접 협상 불발… 아쉬움

다만 이번 방북일정에서 북측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와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는다. 스님은 방북 전에 북측 조불련 대표들과 만나는 시간이 있을 줄 알았지만, 남북정상이 회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행원들의 개별적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스님도 북측 안내인에게 몇 번이나 “조불련과 대화할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다음 날 돌아온 대답이 “강수린 조불련위원장이 원택스님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고 좋은 성과를 이루길 바란다는 전화가 왔다는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택스님은 “이번 조불련과 만남이 성사됐다면 우리 측의 이야기보다 불교발전이 위해 북측이 긴급히 필요한 사업계획 등을 듣고 실행할 수 있는 채비를 했다”면서 “특히 북한에 폐사지가 많아 하루 빨리 복원이 시급하지만 직접적인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불교계 대표로 평양에 방문한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원택스님은 기자간담회을 열고 2박3일 동안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무엇보다 당장 오는 13일 신계사 복원 불사 11주년을 맞아 민추본은 조불련에 방문 요청 서신을 보냈지만 아직 회신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스님은 “우선적으로 북미관계 개선 등 당면한 과제들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남북불교민간교류도 원활히 진행되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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