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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유환_미중의 세력경쟁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등록일 2017-12-26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에 미묘한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국가안보전략과 대외전략을 구체화하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다시 부각하고 있다. 먼저 중국이 제19차 당대회에서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위한 ‘신형국제관계’를 새 대외전략으로 선포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프로젝트의 가속화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문제로 소원해졌던 한중관계를 복원한 것도 신형국제관계론에 기초한 정책변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한국정부의 ‘3불 입장’(사드 추가배치 배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거부) 표명과 함께 한·중 사드갈등을 봉합하고 관계복원을 모색하는 것은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중국이 사드문제로 한국정부와 갈등을 지속할 경우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제가 강화되고, 북핵해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겹칠 경우 ‘신냉전질서’로 재편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중국이 사드문제로 한국을 어렵게 할 경우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한중갈등을 봉합하고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복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이에 뒤지지 않으려는 듯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를 순방하는 과정에서 선보였던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을 새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다시 언급하면서 구체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한미정상회담 공동언론 발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새롭게 부각한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중시정책(pivot to Asia)과 재균형정책(rebalancing)을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확대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간 협력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자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한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으로 확장하여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대응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이라고 하면서 한국을 인도-태평양 지역 구상에 포함시키려 하지만, 한국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제시하는 인도-태평양 지역개념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잠시 혼선이 있었다. “편입될 필요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일 뿐 우리는 동의한 것 아니다”라고 했다가, “적절한 개념인지에 대해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협력이라는 부분은 지난번 회동에서 처음 듣는 표현이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NSS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함으로써 미·중 간의 세력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화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중국전략 차원에서 범태평양세력권 형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중국의 태평양지역으로의 세력 확산을 견제하기 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이 사드배치에 대해 한국이 3불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봉인’하고 한중관계를 복원했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패권국가인 미국과 신흥패권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한국 ‘건너뛰기(skipping)’는 없다. 그리고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고 할 수 있는 힘도 있다. 경계해야 할 것은 자기비하다.
 
 
**전문가 칼럼은 민추본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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