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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창희_북중 정상회담이 예고 없이 먼저 열린 까닭은?
등록일 2018-03-30

 

올해 북한의 신년사에서 표명된 ‘평창 올림픽 참가’ 등 남북관계 개선이 지니는 의미는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는 한미군사훈련이 연기된 평창 평화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특사단 상호방문을 통해 4월말 남북정상회담, 5월안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되면서 구체적인 타당성을 지녔다. 이속에서 북중 관계의 악화를 거론하면서 ‘차이나 패싱’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였다.
 
사실 최근 국제적인 대북제재에서 중국의 대북제재를 볼 때 북중관계의 악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 작년 11월 북한의 ‘화성 15호’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 실험으로 채택된 UN결의 2397호로 인해 북한의 수출 물자에 대한 규제만이 아니라, 북한의 수입 물자에 대한 통제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 가운데, 기계 및 운송수단, 비철금속의 유입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18년 2월 북중교역액은 전년 대비 65.9%가 감소하였다.

그럼에도 북한에서 대북제재의 효과는 아직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시장 물가나 환율 등이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2018년 2월 쌀값이 약간 오르기는 했지만, 시장 환율은 안정적이고,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그 이유는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내구성을 키워 왔고, 점진적인 경제회복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북한 시장의 활성화 정도가 크게 감소되지 않는 원인은 중국 제품을 대체하는, 질 좋은 북한 제품이 많이 등장하는 국산화의 진전에 있다. 2016년 제7차 노동당 대회에 발표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서 농산·축산·수산을 3대축으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하였고, 이에 따라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나와서 종자 및 비료 등의 기술을 많이 배워가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은 향후 2~3년간 대북제재에 버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국가 창건 70주년을 맞이하여 경제를 중심으로 국가를 정상화시키고자 한다. 그들의 표현대로 사상강국과 군사강국은 이루었기 때문에,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대국으로의 발전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향후 경제위기를 막고 현재 점진적 경제성장을 유지하고자 대북제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남북대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하는 것이다. 이미 ‘핵무력’이 완성된 상황에서 미래의 핵개발 중지를 의미하는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의 모라토리엄 국면을 통해 인민생활 향상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남한과 미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 유예에 대해 한미군사훈련의 축소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것을 핵시설 가동 중지를 의미하는 ‘핵동결’ 등 비핵화로의 더 큰 발전이 없는 상황에서 대북제재의 완화로 연결시킬 용의는 없다. 따라서 당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전망에서도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이 쉽게 예상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체제의 안전을 절대적으로 중요시하고, 미국 역시 검증가능한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는 포괄적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함께 선언적으로 합의될 수 있지만, 진행과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표현처럼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공언처럼 대북제재도 당장 완화될 가능성은 적다. 미국이 핵포기 선언 22개월 만에 장비까지 자신들에게 넘겼던 리비아식으로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할 경우, 단계적으로 접근하려는 북한에 불만을 갖고 대북제재를 지속하려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미 리비아의 멸망을 보았기 때문에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를 동시에 점진적으로 진행하면서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가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과의 최고위급 대화를 통해 대북제재의 부분적 완화를 추구하려는 것이다. 북중 정상회담은 충분히 예고될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직전에도 북한은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진행한 전례가 있었다. 중국도 국내외의 정치적 불안정에 대해 공산당의 장기집권으로 해결하려는 ‘국가주석 임기제의 폐지’ 개헌을 마친 상황에서 전통적인 우방인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개헌 국면에서 북한이 미사일 실험 등으로 동북아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 대북제재를 강화했던 것이다. 또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도 대북제재를 강화했던 것이지만, 미국이 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를 통해 중국과의 정치적 긴장을 지속적으로 조성하는 상황에서 ‘혈맹’이었던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시킬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는 누구의 속셈을 떠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라는 대의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 우리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커다란 막힘없이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선정된 ‘비핵화’, ‘평화’, ‘관계발전’은 평화가 우리의 최대 이익임을 말해 준다. 세계 경제 10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화가 ‘밥’인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활성화된 북방협력과 남방협력이 남한 경제의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해줄 것이다. 또한 핵무기 제조 기술을 지닌 국가 북한이 최초로 비핵화에 나서는 유례없는 상황은 매우 더딘 과정이 될 것이다. 핵무기 제조 기술을 지녔던 백인 정권이 흑인 정권의 등장을 두려워하면서 핵포기를 했던 남아공의 사례와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평화적으로 한반도를 관리하면서, 핵 및 미사일 실험 유예로 들어선 비핵화의 입구에서 핵무기 폐기라는 비핵화의 출구로 나아가는 동시에, 그 과정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완성하는 공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당면 북중, 남북, 북미 정상회담 국면이 이러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번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커다란 환영의 관심을 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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