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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영철_새로운 시대, 새로운 남북관계
등록일 2018-05-29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뒤이은 북한 김계관 제1부상의 대화 의지의 천명, 그리고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가능성 발언 등으로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를 트럼프의 ‘벼랑끝 전술’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트럼프의 ‘거래의 달인’으로서의 모습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들었다 놨다’하는 그의 오락가락 행보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울 뿐이고, 더욱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고갯길을 넘어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황당할 뿐이다. 더욱이 한미정상회담 직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모욕감마저 느끼게 한다.
 
이런 가운데 5월 26일 전격적인 남북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비공개로 열렸다. 한 달만에 제4차 정상회담이 열린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두 번째 정상회담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현재의 정세에 결국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고, 적극적인 소통을 한다면 얼마든지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의 정상회담은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남북관계의 개선, 그리고 역시 삐거덕 거리고 있던 북미회담을 제 궤도에 올려놓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의 합의가 이행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해를 같이 하였다. 어찌 보면 이번의 정상회담은 지난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4.27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남북의 관계가 주춤거리고 문제가 생길 때, 두 정상이 언제라도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담 자체는 바로 <판문점 선언>의 이행이자, 동시에 새로운 남북관계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언제든 두 정상이 마주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남북관계를 보여준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의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 의해 위기에 처한 북미회담도 다시금 제자리를 찾도록 하는 중대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나 ‘비핵화의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고, 북미회담에서 대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충실히, 아니 그 이상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의 회담에서 남북은 모두 ‘비핵화’ 그리고 ‘평화와 번영’에 대해 재확인하였고,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공동의 노력을 다할 것을 합의하였다. 이는 비핵화의 방법을 둘러싸고 북미간 마찰이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미간 이해의 증진, 소통을 통한 해법의 마련, 그에 따른 보상 등 필요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향후 북미 회담에서 서로를 더욱 가깝게 다가서게 하는 우리의 역할이 더욱 커졌음을 의미한다. 그저 중재자로서 서로의 손목을 이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우리의 희망을 투영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회담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아울러 북미회담과 그 이후의 과정에서 우리의 위치를 공고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보면, 다가오는 북미회담에서도 그 든든한 밑바탕에는 새로운 남북관계가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남북이 마주 앉아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의 회담은 한반도 문제의 주인이자 동시에 해결사로서 남북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핵문제’로 인해 남북관계가 마치 북미관계에 종속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할 것이다. 북미관계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남북의 협력이 없다면 문제 해결은 요원할 뿐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다. 남북이 합심하고 힘을 합치면 주변 국가들도 끌어당길 수 있으며, 한반도 문제에서 당당하게 우리의 힘을 드러낼 수가 있다.
 
지금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여러 고갯길을 힘들게 올라왔다. 이제는 북미회담이라는 커다란 고갯길을 넘어가야 한다. 이제부터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매어야 한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그 만큼 더 중요해졌다. 미국과 북한이 마주 앉도록 다시 중재해야 하고, 중국과 일본도 다독거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에서 멈춤이 없어야 한다. 산을 오를 때 저 멀리 정상이 보일 때 즈음이 가장 힘든 법이다. 묵묵히 인내심을 가지고 걸어야지만 마침내 정상이 다다를 수 있다. 지금이 딱 그러야 할 때이다. 다행스럽게 바로 이 지점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이 열렸고,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합의하였다. 이제야말로 남북관계의 힘이 발휘되어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이번의 회담이 말해주는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 민족끼리’가 답이라는 점이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해결의 열쇠가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나오듯이, 과거 남북의 정상이 자리를 함께 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두 어 시간이면 언제든 만날 수 있고, 별다른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자리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남북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주고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남북관계의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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