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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창희_한반도 평화시대와 종전선언 문제
등록일 2018-08-30

 

한반도 평화시대로의 대전환기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필자는 사람들에게 현재 조성된 한반도의 평화는 지속적인가, 아니면 일시적인가를 묻는다. 전자는 한반도가 대전환기를 맞이하여 평화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는 관점이다. 후자는 한반도의 냉전적인 분단구조가 여전히 유효하며, 지금의 평화는 일시적인 국면이라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까지 불러온 분단체제는 70여 년 이상 장기화되고 있으며, 비핵화 이슈는 1990년대부터 30여 년 가깝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한반도의 장기분쟁은 북핵 문제로 기승을 부리며, 한반도 전쟁위기설, 사드배치 문제, 훗카이도-사할린 터널 추진의 중단 등에 직간접적으로 위력을 나타냈다. 한반도와 그를 둘러싼 동북아까지 한반도 장기분쟁의 피로도로 인해서 국제질서의 구조적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구조적 변화로의 이행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난관은 냉전구조로의 후퇴를 전제하지 않는다. 2017년 일어난 촛불항쟁과 탄핵국면 및 조기대선이 분단구조에서 살아가는 행위자들이 세월호 참사, 불법 섭정 등 민주주의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개성공단 폐쇄 분노와 4월 전쟁위기설 반대 등 한반도 평화로의 갈망까지 표출하면서 구조의 변혁을 이끄는 강력한 사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남북관계 개선이 2018년 평창 평화올림픽 북한 참가 이후 문화공연, 아시안게임 공동입장, 이산가족상봉, 민간사회단체 교류 등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환의 한반도 평화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와 평화를 지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하여, 국제질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6년 동안 4회의 핵실험, 41회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핵무력 완성에 매진하면서도 점진적인 경제회복을 이끌었고, 이제 협상을 통해 비핵화를 통한 경제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선포하였다. 이에 대해 북핵문제를 해결하여 역사적인 지도자로 남기를 원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6월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싱가포르에서 만나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희망에 따라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한다”는 북미공동성명을 통해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존중하였다.
 
늦어지는 종전선언의 문제
그러나 현재 종전선언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 종전선언이 늦어지는 문제는 지도자들의 결단에 의한 Top-down 방식의 문제에도 기인한다. 실무관료들이 급변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사안의 실무적 이행을 가로막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과 지도자가 지지하고 결단을 해도, 관료세력들이 군산복합체 등 냉전세력과 함께 반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차질은 예견된 것이다. 냉전세력의 치열한 반대도, 대북제재 완화 없는 종전선언의 선포를 초기에 반대했던 북한의 경직성도, 나아가 대북제재의 틀에 묶여서 남북연락사무소조차 예정대로 개설하지 못하는 중재자 남한의 어려움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시대와 민중의 요구로 전개되는 한반도 평화시대는 예상된 차질을 극복할 수 있다. 이해관계가 얽힌 당면 지도자들도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
지금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 및 종전선언 체결 이전에 핵시설 완전신고 및 핵무기 일부 폐기 등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 및 종전선언을 교환하고, 그 이후 핵시설 및 핵무기 신고를 하려고 한다. 이로 인해 품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결정 및 취소, 협상이 무너지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 매티스 국방장관의 한미군사훈련 재추진 의사 등으로 한반도 평화시대에 일시적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
 
예상된 차질과 한반도 평화시대의 불가역성
그럼에도 며칠 전 서훈 국정원장이 국회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100개라면 비핵화 1단계에서 60개를 폐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언하였다. 이러한 발언을 비롯하여, 여러 갈등에도 지속적인 북미 간 논의의 배경에는 북한이 핵무기 폐기 의사를 제시하면서 협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에서 핵무기 및 핵시설 포기와 대북제재 해결 및 평화협정 체결, 그리고 북미수교를 2년 내 신속하고 압축적으로 진행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되었다.
미국이 북중관계의 밀월을 거론하면서 대북제재를 강조하는 것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최대한 압박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빨리 얻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 북한이 북중관계를 강화하며 종전선언이라도 맺어야 비핵화의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난 8월 6일 이란을 방문한 리용호 외상의 발언처럼 원자력 발전 등 평화적 핵주권 등을 인정받는 범위에서 핵무기 및 핵시설 폐기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핵무력을 완성한 경험이 있는 북한이 핵무기 및 핵시설 폐기를 진행하는 조건에서 과거 경수로발전소를 지원했듯이 평화적인 원자력산업을 허용할 수 있다.
다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북한의 핵무기 일부 반출 등 극적인 퍼포먼스가 없다면 종전선언을 맺기 보다는, 중국에 대한 무역 공세에 이어서 대북 압박 강화 등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중간 선거에서 승리를 얻으려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포기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면서도, 핵무기 독점 유지를 이룬 유능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지는 못할 것이다. 자신의 재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갈등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의 시간상으로 불과 몇 개월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 커다란 문제가 없다.
한반도 종전선언의 내용은 이미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공동성명에 담겨져 있다. 일반적으로 평화협정 첫 조항에는 종전의 내용이 담긴다. 판문점선언에는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고, 북미공동성명은 이를 지지하였다. 그럼에도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을 독립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그것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에 따른 것이다. 휴전협정이 65년이나 존재하는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은 생각보다 큰 가치를 지닌다. 오는 9월 18일~10월 1일 열리는 UN총회에서 남과 북, 미국, 중국이 함께 선포한다면 한반도 종전선언은 평화를 위한 불가역적인 역사적 조치로 세계사에 크게 남을 것이다. 비록 일시적 난관이 조성되었지만, 9월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해결한다면 한반도 평화시대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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