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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정철_기어이 평화의 문을 열자!
등록일 2019-03-04

 
북미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지난 한 해 일궈온 평화의 터전이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한반도를 억눌러 온 분단의 질서가 65년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안고 시대를 거슬러 새 질서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의 정상국가화
 
지난 수 십 년간 세계는 북한을 불량국가로 간주해왔다. ‘주민을 굶주리게 해가면서까지 핵을 개발하는 나라’, ‘이웃과 민족에 대한 도발을 서슴지 않고 인권을 유린하는 지도자’, ‘고모부를 무참히 살해하고 이복형을 독살하는 무자비한 세습 군주’ 북한과 그 지도자를 묘사하는 부정적인 단어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자리에서 그것이 맞는 지 틀린지를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 이 순간 중요한 것은 누가 과거를 보고 누가 미래를 보는가하는 점이다. 의도의 해석이라는 음모에 가득찬 시각으로 과거를 묻는 진실게임에 몰두할 때는 지났다. 설령 그것이 과거의 그림자에 묻혀 있더라도 미래를 찾아 가는 길은 한발 한발 작은 걸음으로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들에게 붙은 오래된 딱지가 무엇이든 그들이 새로운 길로 한 걸음 더 들어온다면, 거룩한 역사의 현장을 낡은 낙서로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정상국가로 가는 미래로의 걸음, 그 걸음들이 서툴지라도 놀리지 말고 그 걸음들이 흔들리더라도 따스하게 안아 줄 일이다. 심지어 그 한걸음이 뒤로 가는 길이라도 그것이 두걸음 앞으로 가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해 뻗친 팔을 놓지 말자.
 
“사방에 불신과 오해의 눈초리들도 있고 적대적인 낡은 관행이 우리 길을,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다 깨버리고 극복하고 해서 다시 마주 걸어서 260여일 만에 여기 하노이까지 걸어왔다”
 
하노이 정상회담장에 던져진 이 한마디는 북한의 지도자들이 얼마나 어렵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를 짐작케 한다. 오늘 이 만남 자체가, 그들의 일성(一聲)이 지구촌에 울려 퍼지도록 하는 것이 소중한 이유이다.
 
“우리는 빈 터에서 시작하였다” 평양 시민과 북한 주민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빈 터에서 잿더미가 된 나라와 수도를 일궜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극도의 고립감(siege mentality), 뒤집어진 트라우마다.

 

그 트라우마와 고립감이 사라져야 그들은 정상국가가 될 것이다. 그들의 트라우마 때문에 우리가 공포와 위협에 떨고 있다면 그것은 그들만의 상처가 아니라 우리의 상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때리고 미워할 것이 아니라 안아주고 보듬어줄 일이다.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를 다시 증오와 공포의 동굴로 밀쳐 버리진 말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을 반공과 반북, 미치광이라는 틀에 가둬놓고 낄낄거리는 관음증 환자들이 없는지 둘러볼 일이다.
 
평화로의 길!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가 등을 돌렸지만 아직도 협상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3.1절 오전 우리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입니다”라고 중재의 의지를 표명하였다.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표명한 것이다.
 
한동안 침묵과 긴장이 감돌겠지만 곧 다시 대화와 협상의 시기가 돌아올 것이다. 그 때 또 다시 스몰딜이네 빅딜이네라는 그들만의 시각으로 소중하게 마련된 협상안을 폄훼하지는 말아야겠다. 소중한 시간을 맞대어 만들어 낸 고민의 결과를 그들만의 시각으로 재단하지 말라는 뜻이다. 누구에게는 작은 협상이고 누구에게는 큰 협상이겠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평화를 향한 외길이기 때문이다.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 그것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대통령의 연설에서 결기가 느껴지는 것은 2017년 평화를 위협당해 본 우리 모두가 느낀 그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지 고민하는 냉철한 국가 이성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결정 장애를 낳아서는 안 된다. 주저할 때가 아니다. 새로운 시대의 획을 긋는 전환은 진정성어린 성찰에 기반한 담대한 이성이 절박한 결단으로 이어질 때 가능하다. 등을 돌린 두 상대를 한 자리에 끌어 모으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 누구도 해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3차 북미정상회담은 그래서 우리 앞마당에서 열릴 것이다. 2018년 판문점이 남북 회담의 서막을 열었듯이 2019년 판문점이 북미 회담의 새로운 길을 열고야 말 것이다.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이미 새로운 시대의 전환을 보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한걸음 뒤로 가더라도 그것은 두 걸음 앞으로의 길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모두의 가슴속에 담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미 수뇌분들께서는 두 번째로 되는 하노이에서의 상봉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되었다고 평가하시였다....생산적인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하시였다”
 
조선중앙통신의 이 같은 공식 성명은 우리가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에게 한국 정부의 분투가 빛바래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해주고 있는 것이다. 아니 한국 정부에게 도와달라는 간절한 메시지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가 발로 뛰어야 하는 더 큰 이유가 있을까?


**전문가 칼럼은 민추본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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