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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유환_북미합의 무산 배경과 우리 정부의 역할
등록일 2019-03-28

 
북핵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 잠정합의’를 뛰어넘는 새로운 빅딜을 제안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해제를 요구함으로써 합의도출에 실패했지만 협상 틀이 깨진 것은 아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실무접촉에서 한반도 평화비핵 프로세스의 전체 이행로드맵은 합의하지 못하고 스몰딜 정도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놓고 정상간 쟁점타결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무접촉에서 북한은 영변핵시설을 영구폐기하기로 하고, 미국이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등과 관련한 잠정안을 만들어 놓고, 영변 이외의 핵시설 폐기와 제재해제 등 쟁점은 정상 간의 담판으로 남겨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는 비핵화를 광범위하게 정의하여 빅딜을 요구했고, 이에 맞서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상 전면 제재해제에 가까운 요구를 함으로써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을 요구한 것은 코언 청문회에 따른 국내정치적 이유와 스몰딜이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으로 인식되는 데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화학무기를 포함하는 대량살상무기(WMD) 전반을 포괄하는 빅딜을 요구함으로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그 자신 또한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키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합의를 깨고 예상치 못한 빅딜을 요구함으로써 합의도출에 실패했지만 북미가 내놓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시하고 일괄타결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에 빅딜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에 대한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미국 측의 약속 등 여러 중요한 사안의 실질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북미협상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설정을 위한 연락사무소 개설,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에 관한 잠정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에 만족하지 않고 사실상 전면 제재해제로 인식되는 민수와 민생 관련 유엔결의 5개의 해제를 요구한 것은 그만큼 경제발전에 관한 열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제재를 풀고 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비핵화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6·12 북미공동성명 이후 한동안 종전선언에 집착했던 북한이 제재해제 쪽으로 집중하는 것은 제재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장화 진전과 유동성 증가 등으로 체제가 붕괴될 정도로 어렵지는 않지만 경제발전우선노선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재에 따른 외환보유고의 고갈도 점차 심각해질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종전선언을 하고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고 하더라도 체제안전보장을 온전히 담보받기 어렵다고 보고, 제재해제로 실질적인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는 실용주의적인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제재가 해제되면 중국으로부터 체제안전과 경제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안점담보에 목매지 않겠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확인한 것처럼 상호 신뢰부족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공동성명에서 합의한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과 완전한 비핵화를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행할 것을 염두에 둔 안보-안보 교환의 한반도 평화비핵 프로세스를 추진하고자 했다. 그러나 북미 사이에 신뢰부족을 들어냄에 따라 한반도 평화비핵 프로세스는 본격화하지 못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핵과 미사일에 생화학무기를 포함하여 WMD 전반을 비핵화 범주에 넣어 빅딜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모든 북한위협을 한꺼번에 해소하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실현해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를 ‘평화담판’의 범주에 넣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차원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다뤄야 하고,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제재 해제 등 상응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의 입을 통해서 나올 수 있는 의제가 모두 나왔다. 앞으로는 이행로드맵을 만들고 단계별 이행방안에 합의해야 할 것이다. 쟁점이 드러나고 우려수준과 요구수준이 높아져 작은 타협으로 만족하기 어렵게 됐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부터는 포괄적 일괄타결과 단계별 이행을 모색해야 한다. 제재해제가 핵심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제재를 부가한 유엔 안보리와 상임이사국들도 관심을 가지고 중재안을 내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톱다운 방식의 양자협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남북미, 남북미중 등 다자협상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한국이 평화 프로세스와 비핵화 프로세스를 결합하여 촉진자 역할을 넘어 당사자의 위치에서 창의적인 평화비핵 프로세스의 이행로드맵을 만드는 노력을 적극화해야 할 것이다. 시급한 것은 북한이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핵·미사일 실험 재개를 선언하는 등 ‘새로운 길’을 선택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만나 또 한 번의 돌파구를 열기를 기대해 본다.


**전문가 칼럼은 민추본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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