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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창현_‘친서외교’와 남북 민간교류 -민간교류 활성화로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해야 한다
등록일 2019-06-28



‘친서외교’ 재가동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주고받았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고,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고 매우 멋진 친서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답장 친서를 받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집무실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친서를 읽고 있는 사진까지 공개했다.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100일 정도 지난 시점이다. 교착상태에 마침 북미대화가 다시 열리고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는 좋은 신호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대화가 암초를 만날 때마다 친서를 보내 분위기를 반전시키곤 했다. 두 차례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친서 외교’를 통해 난관을 넘어섰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최고지도자가 해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4월 초 조선노동당 전원회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통해 당과 국가기구의 인적 개편을 단행하는 내부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대외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4월 말 김정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북러정상회담을 갖고 다시 대외 행보에 나섰고, 6월 평양을 국빈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올해 예정돼 있던 ‘정상 외교’의 궤도로 복귀한 셈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서 교환을 통해 대미 협상의지를 드러냈다.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한반도문제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다양한 협의가 가능해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6월 20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세 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첫째,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에 노력하고 있고, 외부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 둘째, 대화를 통해 비핵화 문제를 풀고 싶은 동시에 인내심을 유지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이 모색되기를 희망한다. 셋째, 남측(한국)과 화해·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10월까지 다자 정상회담 성사 위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 거쳐야
 
이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10월 이전 남북,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을 높여줬다. 북한은 한국 정부를 대신해 중국을 북미협상의 ‘중재자’로 활용하려는 듯하다. 북한은 한국 정부를 향해 한반도문제의 당사자로서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북미대화 교착국면에서 미국의 대북제재를 핑계로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주저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합의 이행에 나서야 하며, 그래야 미국이 협상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고 북미공동성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구조를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6월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성사됨으로써 중국 건국 70주년, 북중수교 70주년 행사가 열리는 10월에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행사에는 자연스럽게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도 초청될 수 있다. 4자 정상회담의 공간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4자 정상회담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10월 이전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더 좋게는 남,북,미 3자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
미국도 ‘유연한 접근’과 대북 안전보장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하노이회담에서 영변핵시설 폐기와 플러스 알파(미국), 대북제재 일부 해제(북한)가 핵심 의제였다면 향후 북미대화의 의제는 영변핵시설 폐기와 평화체제를 위한 종전선언, 북미관계정상화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북미협상의 출구가 아닌 입구가 되거나 최소한 동시적으로 논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북미 실무 접촉과 대화가 성사돼야 한다. 하노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실무회담의 필요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해야 할 시점
 
특히 협상의 안정성 담보를 위해 시민사회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치달으면서 남북 민간교류 생태계는 사실상 거의 파괴되다시피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정부 차원에서 먼저 합의를 한 뒤 민간교류를 진행하겠다는 선관후민(先官後民)의 틀이 유지되었다. 민간단체들도 워낙 긴박하게 한반도 정세가 흘러가다보니 정부 차원의 대화노력을 희망적으로 지켜보기만 했다. 그 결과 민간부문의 남북 교류와 협력은 기대한 것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
정세가 교착국면에 들어서서야 민간교류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남북이나 북미관계가 정치적으로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오히려 민간이 전면에 나서 경색국면을 풀어나가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반성이 뒤늦게 나온 것이다.
남북교류의 세 축은 중앙·지방정부와 민간단체다. 이 세 축이 각기 자기 몫을 하면서 서로 밀고 끌어주는 역할을 통해 다양한 교류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인도주의나 민족의 동질성 회복 차원의 교류와 협력은 민간단체나 지방정부가 나서야 더 효율적이다. 남북교류를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다 보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지며, 내부적으로 남남갈등이나 이념적 충돌도 발생할 수 있다. 당장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가 어렵다면 민간차원에서 ‘개성 걷기’, ‘금강산 가기’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우회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사회여론 확산도 민간차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북 간 민간교류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5월 중국 선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민간교류를 위한 남북 간 실무협의가 무산된 것은 대단히 아쉽다. 북한 당국도 민간교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7월과 8월에 대대적인 민간교류가 성사되고, 이것이 9월의 양자 정상회담과 10월의 다자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국면 전환의 초석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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