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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동엽_북 10.10절과 미 대선 사이
등록일 2020-10-29

 
“애당초 October surprise는 없었다.”
  
10월에 북미간 깜짝쇼는 없었다. 북한의 김여정 제1부부장이 미 독립기념일 DVD를 구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지도 않았다. 트럼프 현 미 대통령이 불리한 대선 국면을 뒤집기 위해 북한카드를 쓸 것이라는 예측 역시 빗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판정 때문에 꼬인것이라는건 예언자들의 어설픈 핑계이다. 애당초 북미관계에 October surprise는 계획에 없었다. 2020년은 북한의 정면돌파전과 미국의 대선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북핵이나 한반도 문제가 미 대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기대는 중재자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근거 없는 희망일 뿐이다.

지난 10월 10일은 북한의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말 개최한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2020년 ‘정면돌파전’을 내세우며 당 창건 75주년을 성대히 기념할 것임을 예고했다. 10월 10일 0시에 시작한 기념 열병식은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과 군사퍼레이드가 행사의 두축을 이루었다. 김정은 위원장 연설은 대외메시지는 자제하면서 대내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헌신 지도자상을 부각하면서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단계로 전환 의지를 강조하였다. 군사퍼레이드를 통해 공개된 신형 무기들은 군사력 분야 성과를 부각하면서 자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외부적 위협이나 압박 의도보다 행사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내부적 의미에 보다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8~2019년 남한이 중재한 북미관계를 통한 지름길을 선택했다가 실패를 경험했다.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2020년에는 자력갱생을 앞세운 ‘정면돌파전’을 선택했다. 단기적으로 2016년 내세운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인 2020년을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0년 한해 북한은 가진 모든 유무형적 재화와 노력을 내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한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는 한 북미대화든 남북관계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2020년 ‘정면돌파전’에 제재는 이미 상수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인해 경제중심의 정면돌파전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발빠르게 북한은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내년 1월초 제8차 당대회 개최를 통해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면돌파전은 2020년 단기적으로 끝나는 가변적 정책이나 전략이라기보다 현 상태를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규정하고 재제 지속 하 장기전에 대비한 큰 그림이다. 앞으로도 미국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과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내부의 인적 물적 힘을 토대로 장기전을 준비하고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임을 재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칭의 변화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본질적인 내용과 방향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근거가 빈약하다. 그런 점에서 2021년 8차 당대회시 발표할 새로운 경제개발 5개년 전략 등 향후 국가발전전략에 제재해제에 대한 기대나 북미관계 없는 향후 계획을 준비해 나가고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2016년 발표한 5개년 전략은 제재나 코로나, 자연재해라는 걸림돌을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나 자연재해는 다음 5개년 계획을 현실적이고 세우는데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미 대선은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바이든의 승리를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누가 되든지 간에 미국의 대북정책이 유연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북한 역시 누가 되든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것이다. 미 대선 이후 단기간 새로운 대북정책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고 하노이 이후 북미관계를 고려했을 때 북한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과 양보를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도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대북라인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트럼프가 재선된다고 해도 바로 북한과 대화에 나서기는 어렵다. 바이든 당선이 된다면 전임자인 트럼프의 정책을 재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간 미국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차기 정부의 한반도 문제를 다루게 실제 될 차관급 인사의 인선이 마무리되는 2021년 전반기 동안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공백기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북한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21년 전반기의 위기관리가 중요하다. 미 대선 이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세팅되기 전에 북한은 몸값을 극대화하고 필요한 카드를 최대로 늘리기 위해서라도 관련 무기들의 시험발사와 이번 열병식에 공개한 북극성-4형의 실제 잠수함에서의 발사나 신형 ICBM 지상 연소실험과 제한된 사거리 발사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전반기 우리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이유로 실행할 가능성이 높은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쌍중단(북한의 핵실험/ICBM 발사 중단과 연합훈련의 중단)을 우리 측이 먼저 지키지 않고 파기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전반기 북한의 핵무력 관련 전략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 사업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1년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라고 하는 예측 불가한 환경이 상수가 된 시대로 표현된다. 미국 대선 이후 변화의 유동성과 한국의 대선 국면 진입이라는 정치적 상황이 오버랩되면서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 이후 북미대화가 재개되고 북미관계 진전의 속도가 가속화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2021년 이후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북미관계를 봐야한다. 이제는 북미대화를 기대하지 않고 남북관계를 어떻게 모색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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