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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창희_북한 8차 당대회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한반도 정세 전망
등록일 2021-01-27



2021년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 흰 소의 해를 맞이했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사라졌소”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평화가 정착되어 있지 못하다. 검은 소에서 깨달음을 얻어 흰 소가 되어가는 ‘심우도’처럼 우리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대 각성을 이루어야 한다.
 
‘사회주의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과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이 담긴 8차 당대회의 특징

2016년 7차 당대회에서는 2013년 3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핵무력 병진노선과 2014년 5.30조치에 따라서 「기업소법」 개정에 반영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국가발전전략으로 승인하였다.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는 국가적 도움 없이 시장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여 국가에 이익의 일부를 납부하고 기업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7차 당대회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이지만, 경제적으로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8차 당대회에서는 2018년 4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사회주의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과 2019년 12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나온 경제전선을 기본으로 하면서 농업을 주타격전방으로 하는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을 승인하였다. 두 노선의 공통점은 과거 경제-핵무력 병진노선과 달리 국방이 아닌, 경제에 자원 분배를 최우선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차이점으로 ‘사회주의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이 비핵화를 전제로 대외관계 개선을 표방하였다면,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은 핵개발을 재개하면서 대외관계 개선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① 조건부 대외관계 개선 시사: 8차 당대회는 정세 변화에 따라 두 노선을 종합하면서 조건부 관계개선론을 도출하였다. 2020년 신년사를 대체한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이 담긴 전원회의 결정서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이속에서 2020년 남북미 관계개선 정체에 대한 항의로 남측에 금강산관광시설 철거 시사,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의 강경책이 나왔고, 10월 10일 당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이 전시되었다.

하지만, 강도 높은 대북제재 지속, 해마다 닥치는 자연재해, 코로나19에 대한 쇄국적 방역 등의 3중고 속에서 실제 자력갱생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북한은 8차 당대회를 통해 대남강경책을 철회하고 대외관계 개선으로 다시 노선의 전환을 꾀하려는 것이다.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 나타난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에서 사회주의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으로의 전환에 따른 성과로 조미수뇌회담을 거론한 것은 북미관계 개선을 향한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다.

남북관계에 대해 한미군사훈련 중지 등 근본문제 해결과 상호 적대행위 중단, 합의사항 성실이행을 3대 조건으로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것인지, 그 이전으로 되돌아갈지 판단하라고 한 것은 북한 나름의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금강산관광의 경우도 우리에게 관광재개의 의지로 국제 관광개발에 함께 할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에게도 ‘선대선 강대강’의 원칙을 제시하며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면 새로운 조미관계가 수립될 것이라고 하였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와의 북미관계를 고려해서인지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핵무력이 도달한 최고의 현대성”이라고 자랑한 신형 ICBM은 전시되지 않았다. 물론 남한과 미국이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향후 각자도생의 시대를 대비해 자립적인 국가발전전략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였다.
 
② 계획 목표의 축소 및 현실화: 8차 당대회의 종자인 자력갱생에도 숨겨진 개혁성이 존재한다. 북한은 계획목표를 현실적으로 축소하였다. 본래 북한도 7차 당대회에서 전력과 농업 향상을 통해 생산 기반을 조성하고자 하였고, 8차 당대회에서 생산의 정상화를 꾀하며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건설하려 하였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산림 조성 등에 주의를 기울이며 성과가 있었다던 농업에서조차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가뭄, 수해 속에서 정곡기준 450만 톤 정도의 생산으로 식량의 만성적 부족과 더불어 자급자족을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8차 당대회 보고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7차 당대회에서 ‘세계 선진수준’으로 진입하고자 했던 농업 목표를 고려할 때 “엄청나게 미달”했음을 시인하였다.

따라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은 완충기적 성격을 지는 ‘정비전략’, ‘보강전략’이라고 강조하면서 자립을 위해 농업을 여전히 주타격전방으로 놓고 자원을 집중시키며, “식량문제를 기본적으로 푸는 것”으로 농업 목표를 현실적으로 제시하였다. 금속과 화학공업을 경제발전의 관건적 고리로 규정한 것은 자재 및 원료의 국산화 차원에서 도출된 지점이 있지만, 비료 생산을 통해 식량을 증산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점도 크게 존재한다. 나아가 3중고 속에서 경제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강조하였지만, 1월 17일 8차 당대회 후속조치를 위해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의 국가예산보고에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생활력”을 높여서 경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그리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1일 신년사에서 전쟁불용, 상호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남북 간 3대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면서 남과 북의 상생·협력을 통해 동아시아지역 ‘평화·안보·생명공동체’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8차 당대회 이후 1월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대화,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한미군사훈련 유예에 대해서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1월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에서는 바이든 행정부를 설득하여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반드시 임기 내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1월 20일 출범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복원하고 전 세계에 다시 관여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일방주의와 고립주의에서 탈피할 것을 선언하였다. 1월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는 북한문제가 더 나빠졌다면서 전반적으로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다며 한국과 논의하겠다고 하였다. 1월 22일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 북핵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중대한 관심을 갖고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흐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행정부는 조만간 한반도 정국의 분수령이 될 3월 한미군사훈련 문제로 서로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서 우리는 북한의 태도에 일희일비하기보다, 8차 당대회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당당한 중견국가’를 표방한 우리의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발전 의지에 기초하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반드시 재가동시켜야 한다. 동북아 군비증강으로 신냉전 형성 등 세계가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전되는 것을 막고, 남북의 시간을 통해 동북아 평화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전문가 칼럼은 민추본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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