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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비상계엄 명분만들기 ‘북풍’, 윤석열 탄핵으로 한반도 평화의 길 열어야(이연희)

2024-12-26
조회수 513


비상계엄 명분만들기 ‘북풍’,
윤석열 탄핵으로 한반도 평화의 길 열어야

이연희 (사)겨레하나 사무총장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전모가 하나둘 밝혀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5시간만에 ‘유혈사태’없이 끝나긴 했지만 비상계엄은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었고, 만일 계획대로 되었다면 어땠을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그중 경악할 일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적어도 6개월여 넘는 기간동안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2024년 6월 들어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한국이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면 대응격인 풍선 살포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정부는 ‘표현의 자유’라며 대북전단 살포를 오히려 부추겼습니다. 전단 살포가 계속되자 북한도 오물 풍선을 다시 날려 보내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습니다. 6월 26일에는 7년 만에 NLL 인근 “서북도서 해상사격 훈련”도 개시했습니다.
명태균 사건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10월, 북한 외무성은 “한국이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했고,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국정감사장에서 “그런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가 1시간 뒤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연이어 10월 18일 국정원이 북한 특수부대 1만 2,000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것이라며 1,500명의 선발대가 러시아 극동지역에 있다고 발표합니다. 정작 미국과 나토는 국정원의 발표 이후 6일 동안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정부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응한다며 국정원 요원들과 군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기까지 했습니다.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나온 ‘NLL에서 북한의 공격 유도’ 메모를 비롯해 대남풍선 ‘원점타격’ 지시와 우리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다는 군 내부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국정원 요원들이 모종의 사태를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이같은 정황과 증언에 따르면 대북전단과 확성기, 평양 무인기, 포사격 훈련은 “북풍공작”이었고, 자칫 무력충돌과 국지전까지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고통을 외면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인질로 잡고 국민의 안전과 목숨을 담보로 전쟁이 준비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쟁은 실패했지만 윤석열은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한다는 것을 계엄 선포의 사유로 들었고, 또 ‘종북세력과 반국가세력을 척결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끝까지 ‘북풍’을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삼으려 시도했습니다.

만일 전쟁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요? 12.3사태는 분단체제 속에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준 사건입니다. 87년 체제 이후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북풍’, 종북, 반국가세력을 언제든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계엄사태가 일깨워 줬습니다. 분단체제와 그 폭력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12.3사태와 같은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광장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맨몸으로 탱크와 총구를 막아선 시민들부터 2030세대가 주도하는 광장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연대와 희망의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같은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발판삼아, 이제 한반도 평화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어야 합니다. 민주주의 위기와 전쟁 위기의 악순환을 끊고, 민주주의 발전과 평화 정착의 선순환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민주주의 광장에서 한반도 평화의 길이 다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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