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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단비(칼럼)

김동엽_2021년 한반도 정세 평가 및 2022년 전망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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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반도는 위기와 기회 모두 현재진행형의 시간이었다. 3월과 8월 한미연합훈련을 전후해서는 위기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했다. 3월 15일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정리, 금강산 국제관광국 등 교류협력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와 함께 남북군사분야합의서 파기까지 언급했다. 이어 1년여 만에 순항미사일 및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이어졌다. 7월 27일 남북 통신 연락선이 복원되면서 위기가 일순간 사라지는 듯했다. 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친서교환이 있었음이 알려지면서 다시 흥분과 근거 없는 기대에 빠졌다. 그 꿈에서 깨어나기까진 2주면 충분했다. 한미연합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남북 통신연락선은 다시 끊어졌다. 또 다시 김여정 부부장과 관련 인사들의 위협적인 담화가 이어졌다.

남북 간 대화의 통로도 없이 9월 평양선언의 3주년을 보냈다. 북한은 가을에만 순항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대공미사일 등 수차례 다양한 신형미사일 시험발사를 선사했다. 이에 질세라 우리도 대통령 참관 하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비롯한 신형미사일 4종 세트를 선보였다. 북한은 9월 당 창건일을 기념해 노농적위군 군사열병식을 거행했고 우리는 10월 1일 국군의 날에 포항에서 '피스 메이커'(Peace Maker)란 이름으로 합동상륙작전을 했다. 남북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군비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쪽은 도발이라고 이야기하고 또 다른 한쪽은 이중기준이라고 이야기하고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최소한 남북 정상간 약속의 이행과 한미연합훈련의 지속 중단이라는 어떠한 상황에도 남북관계가 역진하지 않게 할 안전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남북이 서로 가지고 있는 이른바 ‘이중기준’은 한반도 안보딜레마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기 정부가 국방력 강화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김정은의 지시로 10월 4일 통신연락선이 다시 연결되었지만 그것이 전부인 듯하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 방역・보건 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되었지만, 역설적으로 남북 간 접촉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넘어 남북미 간 공식 발언에서 담론의 형태로 불신과 갈등이 반복되는 상태에서 남북미 모두 대화의 모멘텀이 희미해졌다. 그래도 냉정한 상황관리와 정세 전환을 위한 노력이 있었기에 그나마 2021년 남북관계가 격화되지는 않았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번 정부는 마지막까지 종전선언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지만 단기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북한이 종전선언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이라며 한미가 별다른 조치 안 하고 기다리기만 해도 종전선언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론만 2022년을 전망할 수는 없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 이후 제재, 코로나 등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과 국방력 강화를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남은 문재인 정부는 물론 새로운 정부 초기 남북관계는 북이 제8차 당대회에서 밝힌 5개년 계획의 첫해인 2021년 추진성과와 2022년 추진계획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2022년 4월을 전후해 태양절 110주년 등 북한의 중요한 정치 일정을 전후해 군사적으로 남북관계에 중요한 분수령이 예상된다.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와 함께 우리의 대선과 신정부 출범 전후 공백기에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신형 잠수함 진수 및 SLBM 발사, 인공위성 발사와 같은 두드러진 가시적 성과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남북관계 진전에만 미래를 걸 수 없는 입장이다. 북한의 계획표는 미중이라는 전략적 대결 심화와 연결되어 있고 북한은 한반도 문제를 미중의 전략적 틀 속에서 평가하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현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기는 물론 향후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유연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보고 있다. 특히 2022년은 위드코로나 속에서 미국은 중간 선거를 해야 하고 미중관계와 아프가니스탄 등 국제문제에 매몰되어 북한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 북한은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미 북미관계 개선 없이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했을 것이고, 미국에 대해 대북정책에 자율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남측과 관계개선에도 큰 기대를 갖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의도와 행동에 대한 근거 없는 희망론은 북한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또 다른 근거 없는 부정론에서 출발한다. 근거 없는 희망론은 북한 붕괴론이나 비핵화 불가론만큼이나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단기적 성과나 결실보다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와 역진 불가한 남북관계를 상상해야 한다. 미중의 전략적 대결 구도 하에서 한반도 문제가 북미협상 중심의 비핵화 우선에서 남북관계 중심의 평화프로세스로 전환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그 바탕은 한국과 미국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책임을 더 명확히 해야 하며 남북이 함께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진정성 있는 종전선언에 대한 노력이 살아있다면 2022년이 남북관계에 중요한 정세전환의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또 한 번의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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