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로 지켜보는 모습조차도 처절하다. ‘통일’대교의 이름이 무색하게 쫓기듯이 짐을 싸고 나와야 했던 개성공단의 직원들과 그 곁을 지키고 있는 이름 모를 군인들까지.
전격적으로 개성공단이 폐쇄되었다. 북한의 수소탄 시험과 로켓 발사에 대한 독자적인 대북제재로서 내려진 결론이 개성공단의 문을 닫는 것이었다. 지난 14년간 남북의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었던 개성조차도 지금의 정국에 이르러서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개성이 닫히면서 정세현 전 장관이 지적한대로 남북관계를 이어주던 핏줄이 끊어졌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방침에 맞서 개성공단 폐쇄와 군사 통제구역 설정으로 맞섰다. 개성공단이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추었던 북한군이 다시 개성공단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 지역에서 다시금 남북의 군인들이 총자루를 거머쥐고 서로를 응시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남북을 이어주는 개성(開城)이 아니라 이제는 서로에게 문을 닫아버린 ‘폐성(閉城)’이 되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이었다. 2009년의 핵시험, 그리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거치면서 ‘5.24 조치’가 내려졌다. 사실 이때부터 개성공단은 위기였다. 결국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대박론’을 통해 뭔가 남북관계에 큰 사고(?)를 칠 것 같았던 박근혜 정부는 여러 기회를 놓치더니, 급기야 개성공단마저 닫고 말았다. 그야말로 큰 ‘사고(?)’를 친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북한의 수소탄 시험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 시험과 수소탄 시험을 한 나라는 북한밖에 없다.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면서도 핵실험-수소탄 시험까지 강행한 북한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수소탄 시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놓고 벌인 갈등(한. 미. 일 vs 중.러)의 와중에서 로켓발사까지 감행하였다. 북한의 의도는 36년 만에 치러질 당대회를 계기로 안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카드를 극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대회를 계기로 ‘핵강국’에 기반한 억지력을 완성시키고,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는 것이 핵심 의도일 것이다. 지난 1월 6일, 그리고 2월 7일에 보여준 북한의 일련의 도전은 자신들이 정한 일정표대로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문제는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 특히 미국과 우리 정부의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한국 정부는 대북확성기 확대 운영, 5자회담 주장 등에 이어 중국에 대한 사드 배치에 따른 압박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영국의 외무장관 조차 ‘북한의 미끼를 무는 것’이라고 비판했던 대북확성기 방송, 중국의 즉각적인 거부와 비판을 당해야 했던 5자회담 제안 그리고 마침내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사드 배치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신중하고, 전략적인 판단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까지 이어지는 우리 정부의 대응은 국제사회에서까지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해 아쉬움과 비판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산술적 계산만으로 그것이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에 대한 제재의 성격이 더 크다는 것을 모르는 것만 같다. 통일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으로 지불한 금액은 약 1억 달러로 1,320억 원 가량이다. 지금까지 개성공단에 투자된 금액이 약 1조 190억 원, 그리고 2004년 이후, 개성공단에 들어간 현금이 약 6160억 원, 지금까지 개성공단의 누적 생산액은 3조 8,280억 원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만으로 우리가 투자한 10억 달러 가량의 정부 및 민간 투자금의 손실과 지난해 예상 매출액인 6,000억 가량의 생산액 등을 포기해야 한다. 북한의 ‘돈줄’을 끊겠다는 측면에서 1억 달러 가량의 현금 - 근로자 임금 소득 - 을 봉쇄하는 것이지만, 월 150 달러 중에서 30%는 북한 정부가 가져가고, 나머지는 북한 근로자에게 현물 및 현금으로 지급되는 상황에서 과연 효과적인 봉쇄가 될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이 이 돈이 핵・미사일 자금으로 동원되었다는 근거 역시 확실하지 않다. 반면,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는 2013년 약 160일 가량의 개성공단 폐쇄 시에 계산된 - 이것도 공식적인 것으로만 - 1조 566억을 훨씬 더 상회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투자된 금액과 시설 및 원부자재,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 관련 3,000 여 업체의 피해액까지 더하면 적게는 수 조에서 많게는 수 십조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창조경제와 실업 해결이라는 정부의 국정과제에 비추어보더라도 심각한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경실련 통일협회에 따르면 2010년의 ‘5.24 조치’ 이후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가 약 150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번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이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더욱이 개성공단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에 동원되었다는 통일부 장관의 발표가 하루도 못 가 번복되었으니, 도대체 정부가 사실을 제대로 알고나 대책을 세우는지 의아스러을 뿐이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계산해보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목적은 북한의 돈줄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성공단 1억 달러의 임금은 북한의 전체 무역액 약 70-80억 달러의 1%를 조금 넘는 규모이며, 현재 북한이 세계 각국에서 벌어들이는 외화 획득을 고려하면 실제적인 돈줄 막기로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의심스럽다. 북한의 외화 획득은 해외에서의 식당운영, 아프리카 등지에서의 투자와 개발, 노동력 송출, 그리고 무기 거래 등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돈줄 막기’로서 효과가 있을까?
개성공단 전면 중단과 폐쇄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설령 재개가 된들, 어떤 기업이 개성공단에 들어가고 싶어할까? 지난 2013년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단정상화 합의문> 제1조에는 ‘남과 북은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처럼 허무하게 전면 중단과 폐쇄가 이루어지는 개성공단에 어떤 기업인이 투자하려고 하겠는가? 가장 성공적인 남북 경협의 모델이 정치권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가장 실패한 남북 협력의 공간이 되고 말았다.
반면 북한으로서는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개성공단을 완전 폐쇄하고 군사지역으로 바꾸는 것, 개성공단의 여러 설비 등을 이용하여 중국과의 위탁가공사업으로 대체하는 것, 노동력과 설비 등을 신의주 등지로 이동하여 중국 등과의 사업을 모색하는 것 등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싼 임금의 매력을 느껴서 개성공단에 진출했는데, 이제 북한은 더 높은 임금의 소득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에게 새로운 사업 모색의 기회를 준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까지의 일련의 대책은 ‘단견’과 ‘감정’을 앞세운 무지의 통일・외교의 결과일 뿐이다. 하긴 집권당 대표조차도 ‘사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으면서도 사드 배치를 강력 주장하는 발언을 하고 있으니 어떻게 정곡을 찌르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사드 배치를 주장하다가도 정작 자신의 지역구 배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모습에서는 자신의 정책과 주장이 ‘국익,’ ‘외교’ 등의 심사숙고가 아닌 오로지 국내 정치적 목적에만 충실한 결과라고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그 국내 정치적 목적이라는 것이 총선을 앞둔 ‘정치’적 선전과 ‘안보, 북풍’일까?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밖에 생각을 못하겠다. 그렇지 않다면야 이렇게 무능하고, 무지하면서도 독불장군 식으로 밀어붙이겠는가?
이래서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정말 아프게 할 아무런 대책과 수단을 내놓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눈물만을 강요당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 뿐이다. 이미 ‘통일’대교 위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처절함. 지난 2008년 이후, 남북관계는 처절함의 연속이었다. 금강산 관광이 맥없이 무너졌고, 2013년의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었던 개성공단마저 드디어 문을 닫았다. 한반도 평화, 협력의 상징은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이 페이지를 넘기니 이제 ‘냉전’이라는 다른 한 페이지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또 다시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의 힘의 대결의 각축장으로, 군비 경쟁의 한복판으로, 그리고 남북은 대결과 갈등의 최전선에서 마주하려 하고 있다.
2016년 ‘병신년’의 첫 자락부터 끔찍할 뿐이다. 답답할 뿐이다. 금연의 결심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전격적으로 개성공단이 폐쇄되었다. 북한의 수소탄 시험과 로켓 발사에 대한 독자적인 대북제재로서 내려진 결론이 개성공단의 문을 닫는 것이었다. 지난 14년간 남북의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었던 개성조차도 지금의 정국에 이르러서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개성이 닫히면서 정세현 전 장관이 지적한대로 남북관계를 이어주던 핏줄이 끊어졌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방침에 맞서 개성공단 폐쇄와 군사 통제구역 설정으로 맞섰다. 개성공단이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추었던 북한군이 다시 개성공단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 지역에서 다시금 남북의 군인들이 총자루를 거머쥐고 서로를 응시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남북을 이어주는 개성(開城)이 아니라 이제는 서로에게 문을 닫아버린 ‘폐성(閉城)’이 되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이었다. 2009년의 핵시험, 그리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거치면서 ‘5.24 조치’가 내려졌다. 사실 이때부터 개성공단은 위기였다. 결국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대박론’을 통해 뭔가 남북관계에 큰 사고(?)를 칠 것 같았던 박근혜 정부는 여러 기회를 놓치더니, 급기야 개성공단마저 닫고 말았다. 그야말로 큰 ‘사고(?)’를 친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북한의 수소탄 시험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 시험과 수소탄 시험을 한 나라는 북한밖에 없다.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면서도 핵실험-수소탄 시험까지 강행한 북한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수소탄 시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놓고 벌인 갈등(한. 미. 일 vs 중.러)의 와중에서 로켓발사까지 감행하였다. 북한의 의도는 36년 만에 치러질 당대회를 계기로 안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카드를 극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대회를 계기로 ‘핵강국’에 기반한 억지력을 완성시키고,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는 것이 핵심 의도일 것이다. 지난 1월 6일, 그리고 2월 7일에 보여준 북한의 일련의 도전은 자신들이 정한 일정표대로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문제는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 특히 미국과 우리 정부의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한국 정부는 대북확성기 확대 운영, 5자회담 주장 등에 이어 중국에 대한 사드 배치에 따른 압박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영국의 외무장관 조차 ‘북한의 미끼를 무는 것’이라고 비판했던 대북확성기 방송, 중국의 즉각적인 거부와 비판을 당해야 했던 5자회담 제안 그리고 마침내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사드 배치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신중하고, 전략적인 판단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까지 이어지는 우리 정부의 대응은 국제사회에서까지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해 아쉬움과 비판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산술적 계산만으로 그것이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에 대한 제재의 성격이 더 크다는 것을 모르는 것만 같다. 통일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으로 지불한 금액은 약 1억 달러로 1,320억 원 가량이다. 지금까지 개성공단에 투자된 금액이 약 1조 190억 원, 그리고 2004년 이후, 개성공단에 들어간 현금이 약 6160억 원, 지금까지 개성공단의 누적 생산액은 3조 8,280억 원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만으로 우리가 투자한 10억 달러 가량의 정부 및 민간 투자금의 손실과 지난해 예상 매출액인 6,000억 가량의 생산액 등을 포기해야 한다. 북한의 ‘돈줄’을 끊겠다는 측면에서 1억 달러 가량의 현금 - 근로자 임금 소득 - 을 봉쇄하는 것이지만, 월 150 달러 중에서 30%는 북한 정부가 가져가고, 나머지는 북한 근로자에게 현물 및 현금으로 지급되는 상황에서 과연 효과적인 봉쇄가 될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이 이 돈이 핵・미사일 자금으로 동원되었다는 근거 역시 확실하지 않다. 반면,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는 2013년 약 160일 가량의 개성공단 폐쇄 시에 계산된 - 이것도 공식적인 것으로만 - 1조 566억을 훨씬 더 상회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투자된 금액과 시설 및 원부자재,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 관련 3,000 여 업체의 피해액까지 더하면 적게는 수 조에서 많게는 수 십조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창조경제와 실업 해결이라는 정부의 국정과제에 비추어보더라도 심각한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경실련 통일협회에 따르면 2010년의 ‘5.24 조치’ 이후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가 약 150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번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이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더욱이 개성공단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에 동원되었다는 통일부 장관의 발표가 하루도 못 가 번복되었으니, 도대체 정부가 사실을 제대로 알고나 대책을 세우는지 의아스러을 뿐이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계산해보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목적은 북한의 돈줄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성공단 1억 달러의 임금은 북한의 전체 무역액 약 70-80억 달러의 1%를 조금 넘는 규모이며, 현재 북한이 세계 각국에서 벌어들이는 외화 획득을 고려하면 실제적인 돈줄 막기로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의심스럽다. 북한의 외화 획득은 해외에서의 식당운영, 아프리카 등지에서의 투자와 개발, 노동력 송출, 그리고 무기 거래 등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돈줄 막기’로서 효과가 있을까?
개성공단 전면 중단과 폐쇄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설령 재개가 된들, 어떤 기업이 개성공단에 들어가고 싶어할까? 지난 2013년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단정상화 합의문> 제1조에는 ‘남과 북은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처럼 허무하게 전면 중단과 폐쇄가 이루어지는 개성공단에 어떤 기업인이 투자하려고 하겠는가? 가장 성공적인 남북 경협의 모델이 정치권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가장 실패한 남북 협력의 공간이 되고 말았다.
반면 북한으로서는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개성공단을 완전 폐쇄하고 군사지역으로 바꾸는 것, 개성공단의 여러 설비 등을 이용하여 중국과의 위탁가공사업으로 대체하는 것, 노동력과 설비 등을 신의주 등지로 이동하여 중국 등과의 사업을 모색하는 것 등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싼 임금의 매력을 느껴서 개성공단에 진출했는데, 이제 북한은 더 높은 임금의 소득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에게 새로운 사업 모색의 기회를 준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까지의 일련의 대책은 ‘단견’과 ‘감정’을 앞세운 무지의 통일・외교의 결과일 뿐이다. 하긴 집권당 대표조차도 ‘사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으면서도 사드 배치를 강력 주장하는 발언을 하고 있으니 어떻게 정곡을 찌르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사드 배치를 주장하다가도 정작 자신의 지역구 배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모습에서는 자신의 정책과 주장이 ‘국익,’ ‘외교’ 등의 심사숙고가 아닌 오로지 국내 정치적 목적에만 충실한 결과라고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그 국내 정치적 목적이라는 것이 총선을 앞둔 ‘정치’적 선전과 ‘안보, 북풍’일까?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밖에 생각을 못하겠다. 그렇지 않다면야 이렇게 무능하고, 무지하면서도 독불장군 식으로 밀어붙이겠는가?
이래서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정말 아프게 할 아무런 대책과 수단을 내놓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눈물만을 강요당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 뿐이다. 이미 ‘통일’대교 위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처절함. 지난 2008년 이후, 남북관계는 처절함의 연속이었다. 금강산 관광이 맥없이 무너졌고, 2013년의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었던 개성공단마저 드디어 문을 닫았다. 한반도 평화, 협력의 상징은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이 페이지를 넘기니 이제 ‘냉전’이라는 다른 한 페이지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또 다시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의 힘의 대결의 각축장으로, 군비 경쟁의 한복판으로, 그리고 남북은 대결과 갈등의 최전선에서 마주하려 하고 있다.
2016년 ‘병신년’의 첫 자락부터 끔찍할 뿐이다. 답답할 뿐이다. 금연의 결심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