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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에서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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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단비(칼럼)
![]() 지난 ‘8.25 합의’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의가 한창이다. 8.25 합의는 남북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협상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에서 아무리 칭찬을 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남북의 협상과 타협만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공존이 가능함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8.25 합의’는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이 현실은 언제라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그리고 협상을 통해서 얼마든지 이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 ‘8.25 합의’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합의를 둘러싸고 남북간에 미묘한 신경전은 물론,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일정한 논쟁이 벌어졌다. 북의 유감이 진정한 사과인지 아닌지, 우리의 원칙의 승리인지 아닌지 등등이 그것이다. ‘8.25 합의’문이 나오자마자 우리 사회는 현 정부의 원칙의 승리라고 자평했고, 북은 북대로 유감은 사과가 아니며, 남이 이를 악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 합의문을 면밀히 살펴보면 모호하기 그지없다. 어느 쪽에서 보는 가에 따라 사과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원칙의 승리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남북의 복잡한 사건을 둘러싸고 어느 한쪽이 완전히 굴복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모호함 혹은 추상성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어쩌면 이러한 추상성이야말로 파국을 막고 남북이 미래를 합의할 수 있는 유일한 출로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8.25 합의’는 남북이 서로의 체면을 구기지 않은 채 서로가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낸 추상성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합의문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군의 태도이다. 우리 언론의 대부분은 이를 우리의 승리로, 군은 이번의 합의문을 뒤로 하고 북에 대한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군이 이러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야 어쩌면 군의 본성으로부터 나오는 당연한 것으로 이해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그것은 남북의 합의와 이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철저하게 ‘승패 이데올로기’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승패에 집착하는 남북관계는 전형적인 냉전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냉전 시절, 선과 악, 적과 동지의 이분법과 유사한 동형구조인 것이다. 냉전 시기의 기본적인 가치관은 승리 아니면 패배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승패의 이분법을 대입했던 경우는 예외없이 남북관계의 실패를 초래했다. 대표적으로 김영삼 정부 시절의 경험을 들 수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위기를 목도하면서, 승리감에 도취되어 흡수통일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결과적으로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갔던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 시절의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을 근거로 ‘북한 급변 사태론’이 가져왔던 파국적인 결말도 이러한 승패의 가치관이 남북관계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적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승패의 가치관을 과도하게 앞세우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북관계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엄혹한 ‘현실’의 문제이다. 또한, 남북관계의 개선은 과거 지향적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의 ‘8.25 합의’는 추상성에도 불구하고, 미래지향적인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끊어진 당국간 회담을 재개하는 것, 이산가족 상봉이 실현되는 것, 그리고 남북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 등은 남북이 과거에 매달려있기 보다는 공동의 미래를 함께 열어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의 합의는 엄밀히 말해 ‘승패 이데올로기’에 갇힌 제로 섬(Zero-sum)이 아니라, 남북 모두가 승리한 ‘win-win’의 결과이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미 이 합의에 기초하여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되고, 구체적인 실천의 문제로 이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남북의 합의는 지난 역사가 보여주듯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뒤틀려질지 모른다. 더욱이 이번의 합의는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가 이루어졌다. 엄청난 진통 속에서 태어난 옥동자인 것이다. 어쩌면 현 정부의 초기에 이루어져야 마땅했을 합의가 2년 6개월의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번의 합의는 누가 이겼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소중히 여겨야 할 합의인 것이다. 승패의 문제로 이를 다루거나, 합의의 이행에 장애를 초래하는 언사는 삼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군에서 나온 ‘참수작전’의 발언이나, 대통령의 ‘중국과의 평화통일 논의 시작’ 등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다행히 남북의 당국은 이번의 합의가 이행되어야 한다는 데 강조점을 두고 있다. 여타의 부정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행을 위한 남북 당국의 의지 표명은 이번의 합의가 이행되고, 더 큰 합의를 이루어내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2년 6개월 끝에 탄생한 남북의 합의가 앞으로의 2년 6개월 동안에 더 큰 합의와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