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에서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소식지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에서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통일단비(칼럼)
![]() 남북관계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현 상황을 타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개인적인 수준의 방북으로 일단락되었고, 광복 70주년은 남북간에 아무런 공동문서도 남기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오히려 광복 70년을 계기로 남북의 시간마저 분단되고 말았다. 여기에 비무장지대의 지뢰사건 그리고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의 재개와 남북의 포격까지 이어지면서 남북관계는 2000년 이전의 상황으로 후퇴하고 말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의 고조의 순간 남북이 전격적으로 고위급회담을 통해 현재의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남북관계는 예측이 불가하였다. 곧 뭔가 큰 일이 터질 것 같은 상황에서도 전격적인 회담과 합의를 통해 상황을 되돌리기도 하였고, 작게 여겨지는 일이 예상치 못한 큰 일이 되면서 관계를 틀어놓기도 하였다. 이번의 경우만 하여도 남북이 강대강의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대결로 치닫는 듯 하더니 전격적인 합의를 통해 고위급회담으로 넘어갔다. 따라서 현재의 남북관계가 아예 반전의 여지가 없는 그런 것이라고 낙망하는 것도 섣부른 전망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지금의 상황은 낙관적인 전망보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 들려오는 몇 가지 소식은 이러한 비관적 전망을 더욱 강하게 해준다. 최근에 들려오는 우려스러운 소식은 첫째, 이희호 여사의 방북시 안내를 맡았던 맹경일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이다. 맹경일 부위원장은 이희호 여사 방북 대표단에게 ‘현 박근혜 정부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현 남한정부와의 대화와 접촉에 더 이상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게 되면 사실상 남북관계는 현 정부에서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최근 북한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나 10월의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에 잇단 불참을 선언하고, 우리의 고위급대화의 제의를 거절한 것이 이러한 내부 방침 때문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최근 통일준비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이 ‘통일은 내년에라도 올수 있으니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만약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과거 문민정부 시절의 ‘북한붕괴론-흡수통일론’의 여망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의 북한 급변사태론으로 회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북한 붕괴론이나 급변 사태론에 근거한 대북인식-대북정책은 참담한 실패를 면치 못했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대비한 정책을 준비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표면화된 순간부터 대북정책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없게 된다. 셋째, 10월로 예정된 북한 노동당 창당 기념일과 관련된 것이다. 이미 10월의 행사를 준비하면서 북한이 새로운 로켓 발사 실험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서해 동창리의 새로운 발사대가 완공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한은 이미 ‘연구목적의 위성을 계속 쏘아 올릴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감행한다면, 한반도의 위기는 지금보다 더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남북대화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소식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맹경일 부위원장의 발언은 고위급회담의 성사에서 보듯이 그간의 남한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대통령의 발언은 그 전후 맥락에서 보면 통일에 대한 준비를 강조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의 10월 행사에서의 로켓 발사 역시 아직은 가능성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앞에서 놓인 상황은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이며, 현재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소재와 동력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과거의 예를 보면, 정부간 대화가 단절되면 민간단체의 교류를 통해 간접적인 대화를 이어가면서 풀어가기도 하였고, 전격적인 특사의 파견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기도 하였다.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정부간 대화의 단절만이 아니라 민간단체의 교류도 단절되어 있다. 따라서 민간단체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정부의 전격적인 특사 파견 등의 과감한 결단이나 고위급회담의 개최, 전향적인 정책 전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지뢰사건과 확성기 방송 재개, 그리고 남북 포격 사건 이후,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어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남이 주장하는 사과와 재발방지 등의 주장과 북한의 선 철거의 입장이 팽팽하게 이어지겠지만, 어찌되었든 남북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긍정적이다. 이처럼, 주변의 여건을 만들어가면서, 남북이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야 하고, 더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자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계속해서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정부가 신뢰성있는 조치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서도 남북의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 서로가 자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보 우선주의에 사로잡혀 더 큰 안보위기를 불어오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강대강의 부딪힘이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안보는 우리의 안보역량을 키우는 것과 함께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한 평화와 공존에 있다. 나아가 지금 여·야간 논쟁이 되고 있는 5.24 조치의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가는 것부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그만 신뢰라도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기대했던 광복 70주년이 허망하게 흘러가 버렸다. 남북이 모두 축하해야 할 자리에서 남북 적대의 암울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광복 70주년을 보낸 지금,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더욱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70년 동안 남북한은 전쟁과 적대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고, 화해와 환희의 순간을 같이 하기도 했다. 지금 비록 남북이 적대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갈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의 남북관계의 상황을 절대시하여 섣부른 비관이나 낙관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이번의 사태가 보여주듯이, 남북이 서로 전면전을 각오하지 못하는 이상, 반전의 기회는 언제든지 존재하며 이런 기회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의지와 능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특히, 현 정부가 이번의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만들어진 기회를 얼마나 잘 살려갈 수 있을지 이번에야 말로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지나친 기대가 아님을 보여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