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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불교인] “불교계, 격변하는 정세 속 남북교류 돌파구 역할해주길”

2025-07-11
조회수 343

“불교계, 격변하는 정세 속 남북교류 돌파구 역할해주길”

  • 송지희 기자
  • 승인 2025.07.10 21:57

민추본, 7월 10일 창립 25주년 특강·집담회
정창준 교수 “낙관‧비관보다 현실직시 필요”
전문가들, “새로운 관점서 방향성 모색해야”
​​​​​​​남북평화 기원 국제법회 등 다양한 제언도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 한반도 평화의 향방이 예측불가한 가운데,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불교계의 지속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과거 남북관계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불교계가 민간교류 차원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해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태효 스님)가 7월 10일 창립 25주년을 맞아 개최한 집담회에서 민추본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각계 전문가들은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될 지라도 민간교류 차원에서 불교계 역할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대북 확성기 중단조치를 취하는 등 지난 수년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일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금강산 신계사 복원 등 북측 불교계와 긴밀한 교류협력 경험으로 성과를 확인한 불교계의 보다 적극적인 교류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추본 제90차 월례강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집담회는 장창준 한신대 교수(통일평화정책연구센터장)의 ‘혼돈의 국제정세 속 동북하 평화협력 및 남북관계’ 특강에 이어 ‘대선 이후 남북관계 및 남북불교교류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진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이창희 동국대 북한학과 외래교수 허정필 동국대 북한학역구소 연구교수, 김일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민추본 집행위원 지현 스님, 권영경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부원장,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장, 뉴스로 로창현 발행인, 배동학 통일바루 고문 등이 참석했다.

장창준 교수는 특강을 통해 현 정세를 ‘국제질서 전반의 분수령의 순간을 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절망할 필요는 없으나, 지나친 낙관보다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선제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고 북한 역시 대남방송을 중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이후 북한의 호응이 없다고 하더라고 남북간 대화의 여건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으로 보고 일정정도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미국의 자국중심 통상과 안보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한국사회 내에서 높아진다면 이재명 정부가 주도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국민적 여론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집담회에서 사회를 맡은 김진환 연구원은 “평화의 종교라는 불교가, 특히 조계종 민추본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하지 않을까 한다”며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오신 분들이 한자리에 모인만큼, 남북관계를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바꿔가기 위한 제언들을 가감 없이 해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창희 교수는 “올 하반기 한미군사훈련이 실시된 후 군사적 긴장감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한반도 위기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국제 정상들이 APEC을 위해 방한한 시기, 이를 평화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불교계가 ‘남북평화기원 국제법회’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이재명 정부가 민간단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물꼬를 틀 수 있음을 폭넓게 인지하고 교류협력 창구의 규제를 좀 풀어가는 방향도 필요하다”며 “다면적 접촉 속에서 가랑비처럼 신뢰가 쌓여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영경 부원장도 공감했다. 권 부원장은 “2027년 가톨릭청년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가톨릭을 활용해서 한반도 평화를 이루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불교계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고민해 보면, 가톨릭처럼 국제적 조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측과의 관계를 보면 불교계가 더 유리하다. 세계불교대회를 열어 한반도 문제를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정창현 소장은 “조만간 특정 종교단체가 북측과 접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연히 불교계, 특히 민추본도 이런 부분들을 면밀하게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교류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계사 참배나 문화재 복원 등에서 더 나아가 AI, GIS 등을 활용해 남북이 불교문화재 관련 통합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새로운 시대에 맞는 장기적 계획을 만들어 추진해 보는 시도도 좋을 듯 하다”는 의견도 함께 전했다.

“대답 없는 메아리일지라도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로창현 발행인은 “남북 정부간 관계에서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하다면 ‘국가보안법 폐기’라는 카드도 있다”며 “현실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국가보안법은 대북 적대정책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폐기한다는 선언과 실천이 있다면 결정적인 단초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이날 집담회는 전문가 각각의 시각에서 분석한 정세와 남북관계의 향방, 불교계의 역할에 대한 자유로운 제언 등으로 두 시간여 이어졌다. 민추본은 “정책자문위원들의 의견에 감사한다. 민추본의 정체성과 역할에 맞는 방안들을 더 고민하겠다”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열망을 더 폭넓게 만들어 가는 가운데 교류를 위해 그동안 해온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민추본 사무총장 덕유 스님은 “민추본의 지난 25년을 돌아보면 소중한 성과들도 있고 아쉬움도 많다. 이는 민추본의 조직적 한계라기보다는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활동의 범위가 위축된 것이 하나의 요인이라고 여겨진다”며 “그러나 이런 한계 속에서도 화해와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흔들림 없이 실천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25주년이 되는 올해, 민추본은 화려한 행사보다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로 민추본의 창립 인사를 대신하기로 했다”며 “현재를 돌아보고 함께 고민하는 속에서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종단을 대표하는 남북불교교류 및 평화통일 활동 기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정진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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